2023년 12월 9일 토요일, 주말 간 여행 약속이 잡혀있어서 아내와 아침 일찍 경기도 광주에서 강원도 평창까지 차로 이동을 장거리 이동을 했다. 일정이 다소 임산부에게 힘들 수 있어, 걱정이 되었지만 아내가 가도 괜찮다고 이끌어서 가게 되었다.

목적지인 한화리조트에 다왔을 무렵 마지막 휴게소였던 횡성 휴게소에 들러 화장실에 잠깐 들렀는데, 이때 아내가 돌아와서 하혈이 있다고 한다... 여기서부터 아내의 걱정을 덜어주면서도 나도 호이가 혹여나 잘 못됐을까 봐 온갖 잡생각이 흘렀다.

평창 한화리조트에 도착하기 3km 정도의 거리를 남겨놓고, 빨리 걱정을 덜기 위해서 기다리고 있을 사촌형에게 연락을 먼저하고 가장 가까운 산부인과를 찾아서 갔다. 강원도 평창군에는 산부인과가 없어 다시 원주까지 5-60km? 약 한 시간 거리를 빨리 달렸다. 토요일이라 진료는 오후 2시까지 한다고 해서 급하게 갔다. 첫 번째 도착한 곳은 예약자가 너무 많다고 해서 진료를 못 보고 바로 근처에 '미래산부인과'에 아내가 연락하니 빨리 오시면 가능하다고 해서 오후 1시 20분쯤 도착하여 진료를 볼 수 있게 되었다.

아내가 진료실에 들어가고, 긴장된 마음으로 기다리고 있었다. 오기전까지 하혈 관련 영상이랑 글을 엄청 많이 뒤적뒤적했다... 아무 일 없기를 기도하면서 아내를 기다렸다. 몇 분이 흘렀을까... 오래 걸리는 것 같아 걱정하고 있는데 아내가 진료실에서 나왔다. 슬쩍 표정을 보니 들어가기 전보다 훨씬 괜찮아 보여서 나도 마음이 좀 놓였다. 울면서 나왔으면 정말 여행이고 뭐고 같이 울고 집에 돌아왔을 듯...

초음파 사진과 같이 지금 상태를 설명해주는데, 다행히 아기집이 잘 있는 상태이고 지금 있는 위치가 다소 약한 부위라서 발생했던 문제라고 한다. 지금 아내가 일어서서 일을 하고 있어 많이 쇠약해져 있다고... 안쪽에서 피가 고이는 것 보나 나오는 게 차라리 좋다고 한다. 그래도 피가 나오는 것은 안 좋다.

저기 눈물처럼 있는 곳이 아기집이고 그 안에 쪼끔 하게 있는 게 호이인가 보다. 임신 5주고 5주면... 아기는 1.5mm 정도라고 하니 정말 신기하다..... 저게 점점 큰다고??

원래 14일에 초음파검사를 해보기로 했는데 예정보다 일찍 볼 수 있었다. 아내가 일을 계속해야 되는 게 문제인데 빠른 시일 내 그만둘 수 있게 더 파이팅 해야겠다... 호이야 건강하게 엄마한테 잘 붙어 있어 다오..!

그렇게 다시 평창으로 돌아가며, 걱정하며 기다렸을 형한테도 잘 얘기하고 가는 길에 다시 그 하혈을 발견한 횡성 휴게소에 들러서 아내는 떡라면을 나는 김치찌개를 맛나게 먹고 리조트로 갔다 :)

2023년 12월 10일 아찔했던 그 상황을 생각하며

2023년 12월 1일 그토록 기다리던 아내의 임신 소식이 들렸다.  불가 며칠 전만 해도 테스트기에 한 줄로만 떠서 이번에 임신이 안되고 다음을 또 기다려야 하나 보다고 생각하고 있던 찰나에 아내가 꿈에서 계속 임신이 되었다는 꿈을 꾸기 시작한 이틀차에 다시 한번 테스트기를 확인해 보니 임신이라고 한다.

아직 젊은 나이고 아이계획을 잡은지 오래되지는 않았지만, 우리 둘의 2세가 생겼다니 정말 신기하고 기쁜 일이다.

그나저나 꿈은 정말 신기한 것 같다. 일주일 전 나는 집에서 가족들과 있다가 현관문을 나서는데 엄청 큼지막한 호랑이가 집안으로 들어오는 꿈을 꿨는데 정말 신기한 꿈이라 아내에게 알려줬을 때 태몽이 아니냐고 하면서 들떠 있었고, 어머니가 연락이 와서 태몽을 꾼 것 같은데 우리 부부에게 무슨 좋은 일 없냐고 연락이 왔었다.

물론 이때는 임신테스트기를 써봤을 때, 원하는 결과가 나오지 않아 다음번에 되려나 보다 혹은 우리가 아니고 다른 지인의 소식이 아닐까 했다... 그러고 조금 지나서 아내가 꿈에서 계속 임신을 했다는 꿈을.. 그것도 연속 두 번이나...

우리는 꿈에서 호랑이가 2마리나 나왔기에 애기 태명을 호이라고 지어줬다!

아직 임신 2-3주 차로 보여서 잘 보이지는 않지만, 정말 엄마랑 건강하게 무럭무럭 자라줬으면 한다.

아내가 아플 때 병원에서 주는 약부터, 건강 챙겨라고 사준 비타민 같은걸 잘 챙겨 먹지 않는 타입인데..

아이를 생각해서 엽산과 비타민D를 식후 꾸준히 챙겨 먹고 있다 ㅎㅎㅎ. 아직 출산까지는 까마득이지만, 애기 침대로 미리미리 당근을 통해서 구했고, 나도 멋진 아빠가 되기 위해서 육아 공부를 부지런히 해야 할 것 같다.

2023년 12월 9일 자정에 호이를 생각하며.